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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ESG 경영의 대두와 한국 기업의 대응 배경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사회적 양극화,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문제 등이 부각되면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 기업 활동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넘어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기관과 소비자들 역시 ESG 요소를 투자 결정 및 소비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관련 기준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 또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ESG 경영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은 ESG 전담 조직을 설립하고, 연차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실적과 계획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정부 또한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한국형 ESG 프레임워크 마련에 나섰으며, 2025년부터 일정 자산 이상 기업에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ESG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이해도와 실행 수준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글로벌 스탠다드와의 괴리, 이해관계자 간 인식 차이, 실질적 경영 전략과의 연계 부족 등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으며, ‘보여주기식 ESG’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2. 환경(E) 부문의 대응과 탄소중립 전략
ESG의 첫 번째 축인 ‘환경(Environment)’ 부문은 가장 직접적이고 측정 가능하다는 특성을 바탕으로, ESG 전략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구체화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특히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정부의 정책 유도와 글로벌 공급망 압력에 따라 많은 기업이 탄소배출 저감, 에너지 전환, 친환경 소재 도입 등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SK그룹은 RE100(100% 재생에너지 사용)에 가입하고, 2040년까지 그룹 전체 탄소배출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수소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LG화학은 바이오 원료 기반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환경 보호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 글로벌 수출 경쟁력 확보 및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환경 경영 체계 구축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대기업은 중소 협력사의 ESG 역량 제고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와 ESG 컨설팅 지원 사업 등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탄소세, 배출권 거래제, EU 탄소 국경 조정제도(CBAM) 등 외부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후 리스크 평가와 환경정보 공시 체계 정비가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3. 사회(S)·지배구조(G) 부문: 실천과 신뢰의 과제
ESG 중 ‘사회(S)’와 ‘지배구조(G)’ 부문은 상대적으로 정성적 요소가 많아 실천이 어렵고, 국내 기업문화와의 괴리도 존재하는 영역입니다. 사회적 책임(S) 측면에서는 공정한 노동 환경, 다양성과 포용성(D&I), 지역사회 기여, 공급망 인권 존중 등이 주요 항목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경우 여전히 하청·비정규직 문제, 남녀 임금 격차, 장애인 고용 미이행 등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2023년 이후 공론화된 일부 대기업의 노동 환경 이슈는 ESG 점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글로벌 ESG 평가기관으로부터 사회 부문 리스크 경고를 받은 사례도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한 기부나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이해관계자(Stakeholder) 관점에서의 구조적 접근과 거버넌스 통합 전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지배구조(G) 부문은 기업 투명성과 장기 신뢰 구축의 기반이 됩니다. 국내의 경우 여전히 총수 중심 지배구조, 이사회 독립성 부족, 내부자 거래 논란 등이 지배구조 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상장기업 중 약 55%가 이사회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지 않아, 이사회 기능의 독립성과 투명성 확보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개정을 통해 이사회 다양성, ESG 위원회 설치, 감사위원회 독립성 확보 등을 유도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들도 **책임투자(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ESG 기반 기업 선택 기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4. 한국형 ESG 전략의 과제와 지속 가능 경영의 방향
한국형 ESG의 발전을 위해서는 단순히 외국의 모델을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산업 구조, 법·제도, 기업 문화에 적합한 맞춤형 전략 수립이 필요합니다. 특히 ESG 경영이 기업 내부에서 ‘비용’이 아니라 ‘기회’로 인식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기업 내부 보상 체계와 ESG 목표 연동, CEO 및 고위 경영진의 직접적 리더십이 강조되어야 합니다.
기업은 ESG 전략을 단기적인 캠페인이 아닌, 경영의 핵심 의사결정 구조에 통합해야 하며, 이에 따라 각 부서의 KPI에 ESG 목표를 반영하고, 실적 기반 인센티브 체계를 재설계하는 등 전사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ESG 정보공시를 단순 형식에 그치지 않고 정량적·정성적 평가 지표를 명확히 구분한 투명한 보고서로 제공함으로써, 투자자 및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위한 ESG 지원 플랫폼 확대 역시 필수적입니다. ESG 관련 정보와 컨설팅, 교육, 인증을 통합 지원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 ESG 생태계 구축은 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정부는 이러한 ESG 인프라에 대한 공공 투자와 제도적 유인을 통해 민간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ESG 협력 구조도 적극 장려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ESG는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략적 방향입니다.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 투명한 경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ESG를 실천하는 기업이 투자받고 존속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한국형 ESG가 글로벌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실행 전략과 문화적 내재화가 병행되어야 하며, 기업과 정부, 시민사회의 공동 노력이 절실한 시점입니다.'재테크 및 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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